*** 속 리 산(보은) ***
*
**
침봉은
하얀색옷 입고
어서 천황에 들라하네
싸늘한 갈바람은 두빰을 부비고
* * 하얀 눈밭에 묻쳐버린 가을낙엽 밟으며 * *
* * * * * * * * * * * * * * *
두근거림으로 한걸음에 오르던길
그 길밭은 내맘이나 알까
긴 그림자 온정두고
속세 떠나온길
되돌리며
가네
**
*
* 산 행 코 스 *
시어동매표소--쉼바위--문장대--신선대--천황석문--삼거리--천황봉정상(1.058m)--삼거리--세심정--법주사--속리산주차장.
* 산 행 시 간 *
시어동매표소(10:35)-----------------천황봉정상(14:25)------------------6.90km (3시간50분소요). *중식시간포함
천황봉정상(14:25)-----------------------속리산주차장(17:15)------------------------7.70km (2시간 50분소요).
총 산행시간 : 14.60km (6시간40분소요됨).
나의 발자욱
시어동 화북분소에 도착
산행준비를 마친후
출발한다
넓고 편했던 등로길
2년6개월만에 다시 이길로
추억새기며 걸어본다
마지막 늦가을의 정취는
겨울 솜이불을 추운듯 하얗게
뒤집어 쓰고 반겨준다
오전의 영롱한 햇살을 머금은채
문장대로 향하는 길을
비춰주고 있었고
햇살은 눈위에서 산산히 흩어져
은빛 반짝이는 눈빛을
쏟아내고 있다
백일산제단 쉼터를 지나면서
이마엔 굵은 땀을 주루룩 쏘아내며
된비알길 오르니
문장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는
양념같은 평지길도
간혹 만날수
있었다
옛 휴게소에 도착하니
휴게소 건물은 간곳없고
황량함만이 내 마음을
채워주고 있었다
2년전 5월 여름같은 더위를
식혀주던 차가운 물과
아이스크림과 컵라면을
팔면서 편의를 제공하던
건물이 철거된 것이다
자연은 인간이 만들고
오래도록 주변과
함께하면 그것도
자연의 일부
아니던가
보는 시각이
자연을 만드는
것이기에
.....
..
여하튼
세조가 문무시종과 함께
이곳에서 날마다 시조를 읊었다하여
붙여진 문장대 도착
아름다운 빛
그 하늘빛 아래 우뚝 솟은
석대에 올라본다
그리고 주변 조망을
즐겨도 본다
관음봉으로 흘러 내리던
백두대간 마루금이는
끝없이 이어져
갔었고
동쪽 화북분소 시어동 계곡은
하얀머리에 깊은주름 패인
속세떠난 도사처럼
흘러 내렸고
산넘어 마루금이는
하얀 겨울바다를 이루며
파도처럼 겹겹이
밀려들어 온다
석대에서 내려와
문장대 표지석과 함께
기념사진 남기고
서남쪽
두 바위벽 사이로
흘러내리던 계곡 끝자락엔
법주사와 상가지가
내려다 보이고
있었다
옛 휴게소터 앞
너른공터에 식당자리를 마련
삼삼오오 모여서
산중소찬을
즐긴다
간혹 불어대는
싸늘한 기운이 느껴질땐
따끗한 라면국물을
마시면서
.....
겹겹이 쌓인 너울 산세도 몸낮춰
파란하늘에게 온세상을
나눠 주었고
청풍녹향 사라진
하얀 눈 깔린 능선길을 뒤돌아보니
시루떡 바위 모습이
보여진다
신선대에 잠시 머물다가
바로 출발한다
하얀 캔버스에 그려진
선을따라 발길은
천황봉으로
이어가고
간간이 나목의 가지 사이로
쏟아져 내리던
영롱한 빛을
받으며
가을을 보내는
하얀 첫눈... 두 눈으로
맞으면서
겨울 숲으로
간다
산등 넘을때
원숭이 형상의
바위모습
한층
가까워진 천황봉을
바라본다
2007년 5월에
안내산악회 쫒아와
지시해준 코스로 가느라
저곳이 정상인줄 모르고
그냥 삼거리에서
하산한 무지함
그러기에 오늘
정상을 향해
또다시
걷
는
다
산죽밭 사이길로 흘러내린 등로는
파란 하늘빛 아래 비로봉의
암과 어우러져 낙원을
열어 놓았고
푸른색 내음은
다시금 계절을 되돌리는 듯
멀리 스쳐 지난다
다시 암릉길 이어오자
천황석문을
맞이 했고
석문을 지날때
바위구멍 사이로
한줄기 빛이 내려와
나를 묻는다
행복
하
냐
고
..
.
햇낙엽
첫 하얀눈
푸른산죽
나목가지
바우덩이
산우들
그리고
파란하늘
바라볼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
아
닌
가
!!
석문에서부터
완만히 이어진 정상봉우리
바로 저기가 속리의
정상이였다
밝게 비쳐주던 햇살의
스포트를 받으며
마침내 천황봉의
품에 안긴다
엄마 젓꼭지 같이
오똑선 문장대와
신선대.겸업대.
입석대.비로봉
나란히 도열해
축하해 주었고
동쪽의 수많은 지능선들도
몸짓으로 의미를 전해 주는듯
보여지고 있었다
정상에서 내려와 헬기장에서의
단체 사진촬영을 마치고
삼거리로 다시 내려서니
회원분이 익살스럽게
표지를 들고
하산길을
일러
주
신
다
다소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내 딛던 하산길
낙엽과 푸른닢
마른가지.하얀눈
파란하늘.햇살
그리고
온몸을 부벼주던 바람
그 친구들이 있어
산행길은 언제나
행복하다
그 하나하나 존재들을
느끼고 대화하며
터벅이며
걷는다
또다른 석문속을
빛 줄기따라
나서고
경사진 된비알의 긴 내림짓은
계곡길을 건너서면서
부드러워진다
아직 가을빛이
남아있는 길
그 고운빛은 세심정에
도달 할때까지
이어졌고
세심정부터는
낙엽 뒹구는 포장도로로
걸을수 있었다
지루한 도로가 싫어질 무렵
잔잔한 호수물결에
갈대밭이 있어
마음을
다스려
준다
호숫가 은빛 물결은
긴 하루산행의 마무리를
말 하려는 것인지
고요히 번지고
있었다
법주사 경내를 잠시
둘러 보기로 한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산사의 경내는
고요함만이 찿아들고
누군가 기다리는 빈 벤취만
대웅전을 주시하고 있었다
팔상전의 풍경소리와
산우들의 사진 담는 소리는
경내를 울리고
있었다
일주문 빠져나와
다리건너
황토 지압장길 옆으로
걷는다
잠시 일상을 벗어나
속리에 머물렀지만 다시금
저 손수레 바퀴에 얼퀸
동아줄처럼
복잡 다단하게
얽히고 설킨
일상 생활로
돌아온다
집에가면
이것도 해야하고
저것도 해야하고
회사가면 이런
저런 일들
내일의 할일은
무엇이고
누구을
만나야
하고
마누라몰래
숨겨둔 비상금은
아직도 잘 계신지
안부도 확인
해야하고
이런
저런
!!
..
.
.
ㅎ
마른잎
도시의 한모퉁이
도로위에 팽개쳐 진채
이리저리 헤메이며 힘없이
뒹구는 낙엽처럼
또다시
바람결에
날려
본
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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