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륜 산 (해남) ***
어둠이
떠나간 새벽
그 빈 자리엔
두륜봉의 환한 미소
다도해 은빛물결이
광활히 펼쳐질때
여름내 멍든 가슴을
살며시 열어주네
해무의 살가운 바람결
억새 춤사위 몸짓에
이곳 두륜산속
한점으로 남고
싶어라.!
* 산 행 코 스 *
매표소--진불암--구름다리--두륜봉(630m)--철사다리--만일재--천년수--북암--대흥사--주차장.
* 산 행 시 간 *
매표소 (05:30)----------두륜봉 (08:25)................ 4.03km (2시간55분 소요)
두륜봉 (08:25)----------주차장 (10:55)................ 3.90km (2시간30분 소요) *간식시간포함.
합 계 : 7.93km (5시간 25분).
두륜산 안내도.
새벽 4시50분 대흥사 매표소 도착.
곳곳에서 하얀 김 내뿜으며
구수한 냄새 풍기는..
라면 끊는소리
각자 바리바리 싸가지고 온
음식 잔치로 따뜻한 라면과 함께
요기를 마친후
마운틴tv에서 증정한
등산복 상의로 갈아입고
산행을 시작한다.
새벽 어둠속
랜턴 불빛에 의지하여
왼쪽으로 흐르는 계곡 물소리 들으며
한걸음 한걸음 돌밭길을 오른다.
좌우로 흔들리고 출렁거리는
밧줄 통나무 다리를 통해
계곡길을 건넌다.
30살노총각
"마운틴tv" 이기자 뒷모습. (mountaintv.co.kr)
이번 두륜산 산행은 마운틴tv에서
산행 취재를 하며 올라야 한다.
긴 어둠길을 뚫고
이곳 대흥사 승용주차장에
도착 할때는
아침빛이 열리고 있었다.
간단한 몸풀기와 스트레칭을 마친후
서서히 발걸음을 떼어본다.
안내판 앞에서 산행대장님의
등반코스 설명을 듣고
상쾌한 아침을 맞으며
편안한 포장길 옆에 자리한
"유선관" (여관)을 지난다.
음식도 팔고 있는듯..
대흥사 일주문 앞에서 우측길로 접어든다.
삭막한 포장길엔 떨어진 낙엽들이
하나둘 떨어져 비단길로 열어준다.
해 묵은 낙엽은 비 바람에 쓸려
모두들 어디론가 사라졌다
늘 새로움으로 채워지는
인간 세상사 같이.
지루한 포장길의 정점에 도달 했을때
잠깐의 휴식으로 거친숨을 다진후
진불암 방향으로 발걸음을 이어간다.
포장길과의 이별을 마치고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든다.
된비알 오름길엔 산죽들이 반겨 준다.
이가을 지나 겨울 길목엔
낙엽들을 모두 떨구어 내지만
산죽의 싱그런 푸른잎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 빛깔을 보여줘
좋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자리.
땅끝의 끝없는 열망은
저 멀리 다도해의 물결속으로
끝없이 이어져 가고 있었고.
두륜봉 정상으로 가는길 이어주는
이 구름다리를 마음 조리며
조심스레 건너본다.
두륜봉과 대면의 설레임 에서일까?
직벽과 직벽사이는 앵글이 되어
멋진 시공의 기념사진을 담느라
여념이 없으신 산우님들.
마음은 같아선 땅끝으로 뻗어지는
저 능선길따라
대둔산까지 이어가길 원했고...
그것은 산을 그리워 하는 산객의
바램으로 남아 있으리라...
얼굴맞댄 사형제 바위의 산상토론은
해를 넘기며 끝도없이 이어지고
명과 암...밝고 어두움의 갈등
그 어떤 결론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인간의 마음을 헤아려나 줄런지...
두륜봉 정상엔 야생화만이
하얀 미소로 반겨주고 있었다.
2년전 두세번인가 함께 산행했던
"별이"님을 만나 동반산행을
하게되어 반가웠고
새벽 이슬밥도 얻어먹고
산정소찬의 달콤한 맛까지
염치없는 손길에 미안함이
마음속 한켠에 자리한다.
"인연" 이라는 것!....
보길도를 가야하는 바쁜일정으로
정상석과 함께한 사진을
얼릉 담고.
다시 구름다리아래
철계단을 통해 하산길로 향한다.
마음만은 정상에 남겨둔채로
하산으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가벼운 발길 이였다.
정상의 기운으로 충전된
그 힘 이기에...
만일재로 이어가는
완만한 길가엔
노랑색
하얀색
보라색
야생화들의
꽃길로
내 마음을
이끌어 주었고
다도해에서 불어오는
해무의 바람몰이가
만일재 억새들로 하여금
신명나는 춤사위 한마당을 벌리게 만들고..
그 마당에 초대되어
내맘도 동화되어 본다.
10월엔 억새 은빛물결로
가을 공허한 산객의 빈 마음을
흔들어 놓으리라...
만일재에서 바라보니 가련봉의
얼굴을 드러내 보여주며
귓속말 전해준다
다음에 다시만나
산 사랑의 속삭임을
들려 달라고...
만일재를 뒤로하니 삼거리에 도달한다.
천년수.북암코스의 우측길로...
1200~1500년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 천년수.
모진 세파와 악천후를 견뎌온
노거수의 자태가 대견하다.
북암에 이를즈음
숲구멍으로 하늘길이 보인다...
파란하늘로 검은구름은
걷치고 있었다.
커다란 바위 앞에는 돌탑이 쌓여가고 있었고
북암에 도착.
암자는 지금 증개축 공사중이고
북암 오르는길도 포크레인이
온통 길을 파 헤쳐놓아
어수선 했다...
파 헤쳐진 길을 마음 다스리며
20분정도 내려서니
다시 평온이 찾아든
편한길 걷는다..
북암에서 내려온 삼거리길 도착.
먼저 내려온 회원이
탁족을 즐기며 잠깐사이에
가재를 두마리나 잡았다.
매운탕 재료로 사용?
즉석 회로 사용?
여러 이야기꽃을 피웠지만
자연은 자연으로....
결국 두마리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박공지붕 박풍널에 붙은 담쟁이 넝쿨은
겨울을 준비 하려는듯
잎색을 바꿔입었다.
표충사 담장아래엔
상사화(꽃무릇)가 멋지게 피어나고
대흥사 경내를 잠시 둘러본다...
*상사화 = 잎이져야 꽃이피는 꽂.
표충사 연못가의 소나무..
흐트러진 연잎이 연못가를 장식하고
한줄기의 분수가 솓아 오른다.
해탈문앞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 산행에 "인연"이라는
두 글자를 되새겨본 산행길.
너가 그랬고
내가 그랬고
우리들이 느낀
또 하나의 인연이
새겨 졌으리라.
그 길가에...
노송과 거목들 사이길로
산행 호흡을 가다듬으며
부도전 옆을 지난다.
새로지워진 듯한 일주문.
저 문 지나서 좌측길이 오름짓을
이어가던 길 이였다..
아스팔트 길을 걷기가 싫어
계곡 물소리 들리는
계곡과 나란한 산책길로 걸어본다...
메타스콰이어 나무가 치솓은
그길가엔 상사화 군락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준다.
매표소 앞에있는
일주문을 날머리로 다가선다...
주차장도착.
밤새 달려왔던 버스가 기다린다.
땀으로 젓은 몸을 정리하고
시원한 에어콘 바람 쐬며
다음 목적지 보길도로 달려간다.
끝도없이 펼쳐진 다도해와
황금 들녘의 모습은
해무의 질투로
선명히 볼수는 없었지만..
코앞에둔 가련봉과
대면하진 못했지만..
더 소중했던 것을
보고 내려왔다.
우리들 모습
바로 우리
바로 너
바로
나
를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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